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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새벽 5시

September 25, 2019 • ☕️☕️ 9 min read
essay

새벽

눈을 떴다

누군가에겐 하루가 시작될 시간이지만 아직은 해가 뜨기 전. 나는 잠에서 깨어나 생각했다.

‘왜 깬 거지?’

복통이 조금 있다. 아마도 화장실을 가라는 신호인 것 같다. 잘 자고 있었던 것 같은데, 조금 아쉽다. 그래도 화장실은 가야지.

일을 보려고 했다. 그러나 잘 되지 않는다. 아니, 조금의 성과도 없다. 그럼 배는 왜 아팠을까. 그래, 가끔 배가 아프지만 되지 않는 때가 있다. 오늘도 그런 때인가 보다.

잠깐 상념을 흘려보낸 뒤, 다시 침대로 돌아가 눕는다. 그런데 이상하다. 배가 계속 아프다. 평소보다 훨씬 많이.

‘조금 지나면 안 아프겠지’

그러나 고통이 전혀 줄어들지 않는다.

‘왜 이렇게 아프지?’

잠들기 전에 내가 뭘 했는지 떠올린다. 기술 문서를 조금 읽고, 내일도 재밌게 게임 할 생각을 했다.

10초, 20초, 30초.

고통은 잦아들기는 커녕 커져간다. 내장을 쥐어짜는 듯한 고통.

이제야 조금 알겠다. 이건 절대 화장실 신호가 아니다. 맹장염 같은 걸까? 장 꼬임 그런 건가? 암 같은 건 아니겠지? 에이.. 설마

겁(劫)과 찰나(刹那)라고 하던가?

지금 내 머릿속이 그렇다. 찰나의 시간일진데 내 머릿속은 겁과도 같다.

고통 때문이겠지. 사람이 죽기 전에 주마등이 스친다던데. 아직 그 정도는 아니지만 거기에 근접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 와중에 고통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상태, 나는 더 이상 누워있기도 힘들다.

일단 아내를 깨우자. 그리고 119을 부르게 해야할 것 같다.

“일어나…일어나 봐…”

아내를 깨웠다. 아내는 이 때 ‘뭐지.. 졸려 죽겠는데 왜 나를 깨우지’ 라고 생각했단다.

나는 아내에게 오른쪽 옆구리가 아프다고 말한다. 아내도 맹장인가 싶어한다. 나는 아내에게 119를 불러달라고 말한다.

아내는 잠시 고민하는 듯 한다. 물론 나도 고민했다. 정말 119를 부를 일인지. 119를 한 번도 불러본 적이 없는데. 엄청 위급한 상황에만 부르는 것 아닌가?

그러나 나는 고통에 몸을 이리저리 뒤틀며 바닥을 구르고 있다. 누워 있지도, 서 있을 수도, 엎드리지도 못한다. 어떤 자세를 해도 고통은 줄어들지 않았기에 그저 119를 불러야 한다는 생각 뿐이다.

‘죽나?’

짧은 시간동안 아내에게 이건 119를 불러야 할 상황임을 설득했다. 고통의 몸부림과 입에서 나오는 신음으로. 결국 아내는 119에 전화했고 나의 증상을 설명했다.

구급차

전화한 지 약 10분 뒤에 구급차가 도착했다. 정말 빠르게 왔다.

구급 대원들이 우리집에 왔고, 내게 걸을 수 있겠냐 물어보며 구급차로 안내한다. 잠시 고통이 줄어든 상태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걸을 수 있다.

그러나 구급차로 걸어갈 수록 다시 배가 아파온다. 걸으면 안 되는 것 같다.

빠르게 구급차에 들어가 침대에 눕는다. 여기에 누워볼 거라곤 평생 상상도 못했다. 눕는 순간부터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왜 내가 아픈지 생각한다.

그 와중에도 나는 와이프에게 농담을 하고 있다.

병원

구급차는 병원에 도착했다. 아파서 빨랐는지 느렸는지는 잘 모르겠다. 구급대원이 휠체어를 준비해준다. 그래. 걸을 수 없으니 휠체어에 타야지.

정말 아파 죽겠다. 그렇지만 접수가 필요하다. 다행히 아내가 대신 해주었다. 아내가 없었다면 내가 119까지는 불렀을 수 있는데, 접수는 할 수 있었을까?

휠체어에 타고 응급실에 오다니. 그래, 들것에 실려오는 것보단 훨씬 낫다.

잠시 아파하며 기다리니 진료실로 오라고 한다. 의사 선생님이 내게 어디가 아픈지 물어보신다. 나는 오른쪽 배, 옆구리 등이 아프다고 했다. 그러자 그 분이 나의 오른쪽 아랫쪽 등을 주먹으로 두드린다. 그 부분이 많이 아팠다.

‘뭐지? 여기가 두드려고 아픈 부분이 아닐 텐데?’

의사가 말한다.

“요로결석일 가능성이 높은데, 검사들을 해봐야 정확히 알 수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요로결석은 증상이 뚜렷하다. 우선 외상은 아니다. 사지 멀쩡하다. 그런데 고통이 상당히 크다. 그리고 신장 부분이 아픈 것. 응급실에 젊은 남성이 멀쩡한데 엄청난 고통을 호소하고 있으면 대부분이 요로결석이며, 그 고통은 남성이 겪을 수 있는 top 3에 든다고 한다.

나는 소변검사와 피검사를 마치고 의자에 앉았다. 간호사가 진통제를 놓아준다. 그리고 수액을 놓는다. 바늘이 차갑고 뻐근하다. 난 바늘이 정말 싫다.

나는 눕고 싶다. 역시 눕는 게 가장 덜 아플 것 같다. 누워서 몸부림치고 싶다. 그런데 누울 곳이 없다. 응급실의 의자는 마치 공원의 노숙자들을 막기 위한 의자처럼 생겼다. 치사하게씨리. 혹시 누울 곳이 없냐고 물어도 없단다. 에휴.

아내는 내 손이 너무 차다고 말한다. 왜일까, 혈액순환이 잘 안 됐던 걸까. 어쩐지 춥더라. 나는 아내에게 춥다고 얘기한다. 아내는 간호사에게 가서 담요 같은 것을 부탁했다. 담요가 없어서 침대 시트를 받았다. 꽤 따뜻하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 CT를 찍어야 한단다. 그런데 약 한시간 반인가 두시간 정도를 의자에서 기다리고 있어야 한단다. 미치겠다. 아파 죽겠는데 그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니. 믿을 수가 없다. 아니, 죽을 것 같은데 그 시간을 어떻게 기다려?

정신이 이상한 여자

갑자기 밖에서 웬 여성의 외침이 들렸다.

“너 가! 너 필요 없어! 필요 없다고! 엄마, 얘 가라그래. 얘 보내. 그리고 신랑 불러줘!!!”

이게 영어였다면 대문자로 다 써야 한다. 그래, 이 여자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다. 응급실 앞에서.

뭐지? 엄청 위급한 일이 있나보다. 응급실이 혼란스럽다. 그런데 저 시끄러운 소리 때문에 더 아프다. 누가 쟤 입 좀 막아줘..

잠시 소란이 잦아들었다. 그리고 어떤 통통한 여성과 아줌마가 응급실로 들어왔다. 겉보기에 매우 정상적으로 보인다. 간호사가 이들을 빈 진료실로 안내한다. 그런데 진료실 앞에서 그 여성이 갑자기 난리를 피운다.

“이거 나 가두려는 거 알아. 나 다 알아.”

이 여자가 아까 그 소리지르던 여자구나. 목소리가 같다. 그런데 왜 저러는 걸까?

여자와 간호사가 빈 진료실 앞에서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하필이면 내가 앉아있는 곳 근처다.

아파 죽겠는데 쟤는 도대체 뭐야. 심지어 저 문 미닫이 문인데 가둔다니 어떻게? 갇혔던 적이 있는 건가? 아무래도 정신이 아파보인다.

의사가 와서 여자를 진정시키려 한다.

“아니에요. 이 문은 안에서도 열려요. 확인해보세요.”

그 여자의 어머니로 보이는 분 또한 진료실 안에 들어가서 문을 닫고 열며 그 여성을 안심시키려 한다.

얼마간의 실랑이 후 그 여성은 진료실로 들어간다. 아무래도 정신이 많이 안 좋아보인다.

‘새벽 응급실엔 별 사람이 다 있구나.’

워낙 시끄러운 일이었기에 잠시 쳐다봤을 뿐 사실 쳐다볼 힘도 없다. 아파서 계속 몸을 이리저리 뒤틀고 있다. 이러면 조금 덜 아프다. 죽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잠시 눈을 들어 그 진료실을 쳐다본다. 그런데 그 여자가 들어간 진료실 문의 작은 창 틈으로 밖을 훔쳐보고 있다. 미친. X나 무섭네.

나는 바로 눈을 아래로 깐다. 무슨 공포 영화에 나올 듯한 모습이다. 아.. 아프다. 그런데 저 여자 때문에 스트레스를 더 받는다. 미치겠다.

아내가 곧바로 내게 저 여자가 쳐다보고 있다고 말한다. 그래, 나도 봤다. 아내는 무섭다고 한다. 그래, 나도 무섭다. 아니 아프다. 아니 무섭다..ㅜ

얼마 후 그 여자의 남편으로 보이는 사람이 와서 의사와 이런저런 얘기를 한다. 여성이 다이어트 약을 먹었단다. 그 뒤로 하나님께 기도를 자주 했다는 얘기 등. 그리고 뭔가에 집착하는 증상이 있나보다. 잘 들어보니 조현병 어쩌고 얘기한다.

그렇구나. 그렇지 않고서야 저렇게 무서운 행동을 할 수가 없지.

진통제를 달라는 여자

다시 아파온다. 진통제가 얼마 가지 않는다. 진통제가 약한 걸까? 내가 너무 아픈 걸까? 아내에게 말해서 간호사에게 진통제를 더 놓아달라고 부탁한다. 진통제를 다시 투여하니 이내 고통이 잦아든다. 그렇다고 아프지 않은 건 아니다. 그냥 참을만한 수준으로 내려갔을 뿐.

“아파!!!! 아프다고!!!”

갑자기 응급실 밖에서 웬 여성이 소리지르는 게 들린다.

그냥 아프다고 소리를 지른다. 엄청 아픈가보다. 나도 아픈데, 저 사람은 더 아픈가보다. 뭘까. 응급환자일까?

“야이 씨x년아 약 달라고!!”

여자가 욕을 한다. 간호사에게 하는 것 같다. 무슨 약을 갖다달라고 한다. 자신의 진통제를 돌려달라는 것 같다.

아쉽다. 나가서 무슨 일인지 보고 싶다. 나는 원래 길에서 사고가 나도 쳐다보고, 고양이가 지나가도 쳐다보고, 비둘기가 바닥에 있는 이상한 걸 쪼고 있어도 쳐다본다. 그래. 호기심이 정말 뛰어나다.

저 여자는 응급실로 밖에서 10분 정도 소리를 지르고 응급실로 들어왔다. 의사는 빠르게 여자에게 가서 증상을 묻는다. 아, 소리를 지르면 의사가 빨리 오는구나?

“어디가 아프세요”

여자는 겉보기에 다친 곳이 없다. 엄청난 사고로 인해 어디가 부러지고 피가 흐르는 장면을 상상했는데, 아닌가보다.

“아파!! 내 진통제 줘!!”

의사가 아무리 물어도 여자는 저렇게 대답한다.

“어디가 아프세요?”

꾸준히도 묻는다. 여자도 의사가 계속 묻자 조금은 다른 대답을 한다.

“끄윽… 너무.. 아파서… 말.. 못하겠다고…!!”

어디가 아프냐고 묻는데 여자는 그저 아프다고, 말을 못 하겠다고 한다. 뭐지. 그럼 지금 하는 건 말이 아닌 건가?

여자의 일관된 대답에 의사는 조금 상대하는가 싶더니 돌아가버린다. 이게 무슨 상황일까. 의사가 아픈 사람을 방치하고 가버린다니. 하지만 내가 저 의사였더라도 저렇게 행동했을 것 같다. 딱 봐도 정상적인 범주가 아니니까.

이 여자도 정신이 아픈 경우일 수 있다. 하지만 확실한 건 몸이 아픈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소리를 지르다가도 잠잠해지곤 한다. 그렇게 아프면 벌써 실신했을 것 같은데 말이다. 아닌가? 하긴 나도 실신은 안 했는데.

두 여인의 만남

여자는 잠시 방치됐다. 그런데 아까 그 여자가 진료실에서 나온다. 그래.. 창문 틈으로 계속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겠지.

그리고 아픈 여자에게 가서 등에 손을 얹고 기도를 하기 시작한다.

‘뭐지? 이 뜬금 없는 상황은?… 미쳤네 진짜’

그러자 아픈 척 하는 여자가 병실이 떠나가라 아프다고 소리를 지른다. 아니, 정확히는 등 뜨겁다고 외치고 있다.

‘아, 성령의 불인가?’

아니, 그럴 리가 없지. 성령이 뭐라고 여기에 강림하냐;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안 된다. 웬 미친 여자 둘이 있다. 하나는 등이 뜨겁다고 외치고 있고, 다른 하나는 저 뜨거운 여자(?)의 등에 손을 얹고 있다.

기도를 당하는 여자는 몸에 손을 대면 뜨겁다, 아프다 등을 연발한다.

어쩌면 어딘가를 만지면 아픈 병일까? TV에서 본 적 있는 것 같다. 감각이 너무 예민해서 스치기만 해도 아프고 심지어는 바람에 의해서도 아플 수 있다고 했던 것 같다.

그렇다면 저 여인은 어떻게 해서 휠체어에 앉아 있지. 그리고 아까는 잠시동안 왜 아무말도 안 했던 걸까.

나는 의심을 한다. 저 여자가 진통제를 받기 위해 쇼를 하는 게 아닐까 하고. 아마 내 의심이 맞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봐도 의심스럽다.

그리고 저 여자도 내가 아는 지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바람만 스쳐도 아픈 연기를 하는 것 같다. 보호자도 없고, 혼자 응급실에서 진통제를 요구하는 꼴이라니.

마약성 진통제를 마약처럼 복용하는 약쟁이들에 대해서도 들은 바가 있기 때문에, 이 여자가 그런 류가 아닐까 싶다.

아무튼, 이런 상황이니 순식간에 간호사들이 달려온다.

그 조현병 여자의 어머니도 달려와서 그 손을 떼라고 말다. 그러나 그녀는 꾸준히 기도를 해주고 있다.

배가 아파 죽겠는데 상황이 하도 우스워서 웃음이 난다. 어처구니가 없다.

저 뜨거운 여자가 정말로 아파서 저러는 건지 모르겠지만 이 무슨 조화란 말인가. 영화를 보고 있는 건가 하고 순간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런 상황이 눈 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응급실에 오길 정말 잘했다. 아니, 그건 아닌가.

‘아프지 않았다면 더 즐겁게 관람할 수 있었을 텐데.’

내가 지금 아픈 상태라는 게 너무나도 아쉽다. 결국 운명은 그런 걸까? 이런 장면을 볼 수 있어도 아팠어야만 볼 수 있다. 안 아팠다면 이런 기회조차 없었겠지.

요로결석

조현병 여자는 진료실로 복귀했다.

몸이 아픈 여자는 저기 구석에서 앵무새마냥 간호사 욕을 하고 있다.

다시 조금 잠잠해졌다. 그래, 여기서 제일 아픈 사람은 나다. 제발 다들 조용히 해주세요. 아파 죽겠어요.

아, 진통제 약빨이 벌써 떨어진다. 왜 이렇게 금방 아픈 거지.

간호사에게 진통제를 요청하자 이번엔 다른 진통제를 놓아준다고 한다.

그런데 이 진통제는 빠르게 고통이 사라지지 않는다. 좀 더 오래가는 진통제라는데, 더 오래가는 게 더 천천히 스며든다는 말인가?

아내가 요로결석에 대해 검색을 하니, 진통제로 모르핀을 놔준단다. 그럼 내가 앞서 맞은 두 방은 모르핀인가? 걔가 원래 한 시간도 안 가는 진통제인가?

아까보다는 천천히 고통이 줄어들었다. 확실히 다른 진통제인 것 같다.

나는 몸을 좌우로 흔들고 있다. 정신은 이미 집 나간지 오래다. 눈 앞이 흐리고, 시간은 천천히 흘러간다. 군대에 있을 때도 이보단 빨리 갔겠다. 썩을.

긴 기다림 끝에 CT실로 안내 받는다. 그리고 CT를 찍고 다시 응급실로 돌아간다.

그런데 의사가 날 부르지 않는다. CT 찍었는데 왜 아직도 날 안 부르는 건데.

다시 한 시간은 더 기다렸던 것 같다. 진료실로 날 부른다.

의사에게 요로결석 판정을 내린다. 그 얘기를 듣자 고통이 조금 경감됐다. 아마도 죽지 않을 병이라는 사실에 안심해서이리라.

‘하.. 죽는 건 아니구나.’

그래도 죽을 정도로 아프다. 그런데 죽지 않는다. 차라리 죽는 게 낫겠어.

그런데 의사 선생님이 청천벽력 같은 말씀을 하신다.

돌이 작아서 시술보다는 자연배출을 기다리자고 하신다. 원망스럽다. 나는 죽을 것 같은데. 이 아픔을 언제까지 견디란 말이지?

고통은 새벽에 비해서는 조금 나아졌다. 계속 움직이니까 그런 건지, 약빨인진 모르겠다.

아무쪼록 나와 아내는 진통제와 약을 처방받고 CT를 CD로 받을 후 병원을 나섰다.

약간의 안심을 갖고 집으로 향한다. 택시를 타고 갈 수 밖에 없다.

아내는 나 때문에 회사에 월차를 냈다. 그리고 잠시 산부인과에 다녀왔다. 임신을 한 상태라 나 때문에 새벽부터 놀라서 애기가 잘 있는지 확인하러 간다고 한다.

나는 집에 와서 종일 잠을 잤다. 중간에 눈을 뜨면 배가 아파서 진통제를 먹고 다시 잤다.

경과

다음날 우습게도 몸이 괜찮아진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오른쪽 신장 부분은 아직 때리면 아팠다. 그리고 종종 통증이 다시 올라온다. 나는 물을 계속 마시며 몸을 막 흔들었다. 검색해보니 헬스장에 가서 물을 엄청 마시고 덜덜이에 몸을 맡기면 돌님이 빠르게 나오신다고 한다.

그리고 그 다음날, 그러니까 사고 이후 이틀 뒤에 갑자기 혈뇨를 눴다(미안해요. 조금 더럽네). 그리고 중간에 뭔가 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건 아마 돌이었으리라. 그러나 확실히 보지 못했고, 신장 부근은 계속 아팠기에 계속 돌님이 몸에 계신 줄 알았다.

일주일 뒤에 비뇨기과를 찾아가서 검사를 받았다.

그리고 검사 결과 오줌에서 피가 검출되지 않고, 엑스레이를 통해 돌이 보이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응급실을 간 것도 처음, 그런 이상한 여자들을 본 것도 처음, 비뇨기과를 간 것도 처음이었다.

앞으로 물을 많이 마셔야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