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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갖는 것

September 11, 2020 • ☕️ 1 min read
essay

그리운 시간들이 있다. 그 중 가장 그리운 시간은 연애하던 때인 것 같다. 두꺼운 옷을 걸쳐입고 춥지만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도 하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시원한 곳을 찾아 다니기도 했다.

요즘 우리의 삶은 그저 아가 돌보기 밖에 없다. 둘과 셋은 천지차이다. 어쩌면 셋이 아니기 때문이겠지. 이 아이는 0.1 정도니까. 그럼 2.1인일까 우린..

아직 기지도 못하는 아이와 함께 있으면 늘 아이에게 신경을 두게 된다. 잠을 자도 잘 자지 못하는 어린 애기이기에, 잘 잘 수 있을까 하는 염려를 갖게 된다.

그러다가 와이프가 친정에 갔다. 오랜만에 집에 혼자 남아 있으니 뭔가 허전하다. 아기는 같이 있으면 힘들지만 떨어져 있으면 보고 싶다. 그래서 참 웃긴다.

혼자 남은 나는 게임을 하고 있다. Tell me why라는 작품인데 풍경이 예쁘다. 가족에 대한 스토리라서 나도 내 가족을 생각하게 됐다.

인생의 많은 것이 바껴버린 나와 내 아내. 특히 아내의 삶은 어쩌면 정말로 사라졌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정말 그저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버린 걸까?

그건 어쩔 수 없는 듯 한 편으로는 잔인하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정말 행복한 일이다.

앞으로는 또 어떨까? 어떤 기분일까. 어떤 느낌일까. 지금 이 때를 또 그리워하겠지? 아닐까?

행복이란 내일도 오늘 같았으면 하는 거라는데, 나도 그렇다. 그럼에도 나는, 내 아내는 행복하다.